뛰어난 디자이너를 떠올리면 어떤 것이 궁금하세요? 마음속으로 세 가지를 꼽아보세요. 저는 그가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책상, 마지막으로 북마크 모음이 궁금합니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음악을 들으며 어떤 책을 읽느냐는 그 사람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단서입니다.
집은 자신의 취향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공간에는 지내는 사람의 일명 ‘톤과 매너’가 녹아들기 때문에 어떤 구조, 조명, 입지, 동선을 선호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죠. 집이 다른 공간과 차이를 갖는 부분은 의식주를 모두 포괄하는 생활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마냥 자신이 선망하는 것으로만 꾸밀 수 없습니다.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플레이팅으로 완성한 화이트 에나멜 테이블 밖의 주방,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까지 모두 관리해야 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에는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는 모습 외에 주변 공기에 남는 흔적들이 한가득 있습니다. 누군가를 집에 초대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밖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중 집에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두 번째로는 책상입니다. 집 이야기는 먼저 다루었으니 사무용 책상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겠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의 책상을 보면 취향이 드러납니다. 회사에서 지급한 장비만 두는 동료의 책상 옆에는 추억이 깃든 사진, 개인적으로 구매한 사무용품, 차와 커피, 스탠드 등 여러 종류의 아이템으로 밀도가 높아진 공간도 있습니다. “사무실 책상을 보면 성향이 비친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제한된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 다양합니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책상은 산소공급기를 부착한 어항을 올려둔 책상이었는데, 매일 같은 시간마다 알람을 설정해두고 먹이를 주는 옆 부서 동료가 있었습니다. 이사를 할 때에는 손수레를 가져와서 행여 어항이 깨지거나 수초나 금붕어가 다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생경합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사무실 책상이 자신의 성격을 반영할 수 있는 가장 넓은 공간일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의 북마크입니다. 집과 책상이 물리적인 세계라면 인터넷 브라우저 북마크는 개인이 생각하는 세계관을 재구성할 수 있는 가상세계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도구, 스타일, 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가 다루는 모든 일들이 결국 고객 경험을 만들고 영향을 끼치는 일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어떤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될 때가 많습니다. 리서치를 할 때 잘 정돈된 북마크가 시간을 줄여주고 고민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든다고 믿기에 북마크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편입니다. 제가 북마크 해 둔 웹사이트들을 카테고리 별로 구분해서 소개해드립니다. 관심이 가는 플랫폼을 즐겨찾기에 저장하셔도 좋고 본인이 발견한 유용한 사이트를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Desk Research]
➊ 네이버 데이터랩
주제어를 입력하고 하위 검색어를 최대 20개까지 설정해서 기간, 범위, 성별, 연령 별 검색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트렌드를 살펴볼 때 돌다리도 두드려본다는 생각으로 찾아보는 것이 유용합니다.
글로벌 검색 트렌드를 찾아보기에 유용합니다. 전 세계 지역별 관심도를 구분해서 보여주기에 국내와 해외 트렌드를 비교할 때 네이버 데이터랩과 함께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Google Trends가 키워드를 직접 입력해서 검증하는 거시 트렌드 분석이라면 Think with Google에서는 구글이 직접 선정한 국내, 글로벌 인사이트를 아티클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구글이 가진 솔루션을 통해 영상, 광고에서 효과적인 성과를 얻은 브랜드 사례를 데이터 기반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는 전 세계 각국에 무역관을 파견하고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무역관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유사하게 현지 주요정책, 사회현상, 이슈 등에 대한 리포트를 주기적으로 발행합니다. 글로벌 서비스를 분석할 때 Kotra 해외시장뉴스, 보고서가 유용한 2차 자료로서 가치를 갖습니다.
데이터 3법 개정안, 샌드박스 등 플랫폼 기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라면 관심을 가져도 좋을만한 정책 자료를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부 홈페이지입니다. 매월 경제동향과 재정동향 자료가 업데이트되고 입법예고 자료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 모빌리티 업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라면 북마크 해두고 신규 서비스 출시 때 참고하기 좋습니다.
논문을 찾을 때 Google 학술검색에서 찾고 있습니다. 검색어를 입력하고 날짜, 관련도, 한국어 웹, 특허 포함 여부 등을 선택하고 검색 대상을 ‘초록’과 ‘모두’ 중 택 1 하여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 학술정보는 네이버 학술정보를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Design]
디자인 방법론, 최신 프로덕트, UX Writing 등 디자인 관련 방대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로 Product Base 메뉴에서 현업에 적용할 만한 새로운 SaaS 제품을 찾아보기에 유용합니다.
콘텐츠 마케팅 플랫폼으로 세대 특성을 분석하거나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를 찾아보기에 유용한 플랫폼입니다. 디자인 키워드를 잡을 때 <비즈니스/경제/마케팅>, 세대 특성을 분석할 때 <라이프 스타일> 섹션을 종종 참고하고 있습니다.
➌ Sidebar
뉴스레터로 매일 5개의 디자인 콘텐츠를 링크로 전달하는 서비스입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하지 않더라도 홈페이지 <CATEGORIES> 메뉴에서 주제어를 선정하면 기존에 뉴스레터로 소개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지 기획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주로 다룹니다.
➍ HubSpot
HubSpot은 CRM 솔루션을 SaaS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페르소나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가상의 사용자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잡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특정 웹사이트에 사용한 웹폰트를 찾고 이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잘 만들어진 웹사이트를 분석할 때 유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