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Light

미국 공유 전동 킥보드 회사 ‘버드(Bird)’와 ‘라임(Lime)’이 창업 1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모빌리티 업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우버는 2018년 4월, 전기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를 서비스하는 점프 바이크(Jump Bikes)를 인수하고 라임 투자를 주도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자체 전동 킥보드를 제작할 예정이고 이미 제주도에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플랫폼 ‘제트(ZET)’를 구축하고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서비스하는 중입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로, 네이버는 투자 방식으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는 목적지까지 남은 라스트 1마일, 약 1.6km를 어떻게 이동하는지 대안을 제시하는 서비스로 전동킥보드와 자전거가 주요 수단이라 ‘마이크로 모빌리티’라고도 부릅니다. 서울 시민 중 28%는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한 경험이 있을 만큼 대중화되었습니다.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 기준으로 2017년 0건이던 결제는 2019년 15만 5,216건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약 75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서울시에 등록된 공유 킥보드는 2만 대에 육박할 만큼 교통수단으로서 시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차장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교통체증 없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재미있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0대부터 30대 사용자 이용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후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른 사람과 대면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비대면 모빌리티 경험이 강점이 되면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 공유로 대표되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익숙한 서비스로 자리잡았고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초기 강남, 성수, 판교 일대에서 현재 수도권은 물론 대구, 부산, 제주까지 확장될 만큼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 9월 서비스를 론칭한 ‘킥고잉’을 시작으로 ‘라임’과‘씽씽’이 월간활성사용자(MAU) 기준으로 3파전을 벌이고 있고 ‘스윙’, ‘빔’, ‘알파카’, ‘지쿠터’, ‘일레클’, ‘윈드’ 등 서울에서만 총 16개에 이르는 전동 킥보드 업체가 서비스를 운영 중인 상황입니다. 다른 모빌리티 수단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택시와 같은 기존 업계 이해관계자가 없다는 점 때문에 여러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상황입니다.

UCLA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를 겪은 249명 중 약 80%가 킥보드에서 떨어지면서 사고를 겪었고 골절 부상이 약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statista
아무 곳에나 세울 수 있다는 정책으로 도입했던 공유 자전거가 늘어나면서 도시 곳곳에 뒤엉켜 널부러진 탓에 시정부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자전거를 압수하여 쌓아두면서 ‘자전거 무덤’이 생겨났습니다. ©The Atlantic

‘킥라니(킥보드+고라니)’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만큼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시장에 문제도 나타나고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학교나 회사까지 이동하는 이용자는 택시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 끝입니다. 문제는 보행자나 운전자들이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용자로 인해 불편해지는 상황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먼저, 전동퀵보드 관련 정책이나 규제가 미비된 상태에서 운전을 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한 기준, 안전 장비류 착용, 도보 운행에 대한 처벌까지 편법과 불법 사이에서 사고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 11월까지 전동킥보드 안전사고 총 1252건이 접수될 만큼 사고가 135%나 급증한 상황이죠. 대부분의 사고가 머리, 얼굴 부위(36.3%) 부상으로 이어질 만큼 위험한 상황입니다. 전동 킥보드 이용 시 어떠한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주행하는 경우가 약 92%로 안전 용품에 대한 읜식 자체가 부족한 실정이죠. 안타깝게고 현재는 경찰이 단속을 하더라도 헬멧을 쓰지 않더라도 내년 4월까지는 처벌 조항이 없어 주의만 줄 수 있습니다. 도로에 여기저기 쓰러진 주인 잃은 킥보드도 환경 문제로 서서히 인식되는 상황이고요.

라스트마일 특성상 출발지, 목적지가 산개된 탓에 단속도 어려울뿐더러 벌금도 없는 상황에서 ‘킥라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경험 디자인을 하는 관점에서는 문제를 진단하는 것부터 출발합니다. “왜 헬멧을 쓰지 않을까?”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부터 디자인이 시작하죠. “들고 다니기 번거롭다”, “머리 스타일이 망가진다”, “무겁다”, “귀찮다”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헬멧을 쓸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요? 퀵보드를 거치할 수 있는 형태의 전동 킥보드를 개발하는 방식 또는 헬멧만 별도로 보관하면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킥보드 업체가 지자체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헬멧 자판기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여러 중소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자가 더 현실적입니다. 이미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서비스 중인 뉴런 모빌리티는 스마트폰 앱으로 잠금해제가 가능한 헬멧 고정장치를 킥보드에 부착한 상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